명대(明代) 4대 장편소설

2023. 1. 26. 00:01중국문학사-그들의 세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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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명대 소설의 특징

명나라 시기에는 시문을 중심으로 하는 정통문학은 과거 남송 시대와 원나라 때를 이어 부진하였으나, 소설이나 희곡 같은 통속적인 문학은 매우 발달하여 명대 문학을 대표하게 되었다. 송·원대에도 화본소설(話本小說)은 있었지만 그것은 이야기를 읽어주는 설화인들의 대본이어서, 본래 목적이 독자들이 읽기 위하여 지은 것은 아니었다. 명나라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독자를 고려한 장편·단편의 소설이 발전하였다. 희곡도 원나라 때에는 북곡(北曲)인 잡극이 유행했지만, 명나라에 와서는 남곡(南曲)인 장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희곡이 발전하였다. 명대 소설이 성행했던 원인은 대체로 다음 세 가지로 볼 수가 있다. 첫째, 실제 사람들의 사용언어를 담은 백화문이 성숙하고 발달된 표현 기교로 여겨졌다. 당대(唐代)의 변문(變文)이 부분적으로 백화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백화문은 줄곧 문학사상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송대의 화본에는 매우 유창한 백화문이 등장하였고, 원대 잡극의 대화 부분은 완연한 구어체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처럼 백화문은 송·원나라 이후 기나긴 기간에 걸쳐 발전해 오면서 명대에 이르러는 드디어 완정한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소설의 표현에 있어서도, 명나라 작가들은 당나라 때의 전기소설과 송·원 화본소설 작가의 경험을 본받아 표현 기교나 구성을 이루는데 매우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둘째, 소설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났다. 역사상 대대로 유교의 지배를 받아 온 지식계급은 소설을 매우 경시하고 무시하는 풍조가 있었다. 하지만 명대에 와서 비로소 이러한 관념에 변화가 일어났다. 비록 소수 문인이기는 하지만, 이지(李贄)·풍몽룡(馮夢龍) 등이 소설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소설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하자, 당시의 문인들도 서서히 소설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하게 되었다. 셋째, 도시경제의 발전으로 시민계급이 소설의 독자 계급으로 등장했고 이어서 작가로까지 발전하였다. 당시에는 경제발전이 매우 중요하여 사대부들도 도시 상공업자의 경제력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도시의 시민계층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원하는 독자의 요구가 높아졌고 사대부들이 정면으로 부정하기는 곤란하였다. 이 시기 가장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장편소설은 속칭 '사대기서(四大奇書)'라 불리며 대도시에서 시골에 이르기까지 읽고 듣지 않는 사람이 없었을 정도라 한다.

2. 명대 4대 장편소설 '사대기서(四大奇書)'

명 대의 장편소설은 장(章) 또는 회(回)로 이야기를 구분하여 '장회소설(章回小說)'이라고도 하는데,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수호전(水滸傳)」·「서유기(西遊記」와 「금병매(金瓶梅)」가 가장 대표적이다. 속칭 사대기서(四大奇書)라고 한다. 「삼국지연의」는 중국의 역사소설 가운데 가장 널리 유행하였다. 이 소설은 나관중(羅貨中)의 작품이라 전해지지만 결코 그 혼자만의 창작은 아니었다. 위(魏)·촉(蜀)·오(吳) 삼국에 관한 이야기로서 이미 당시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삼국지연의」는 쉬운 문언체(文言體)로 쓰였기 때문에 문학적인 측면에서 언어구사 면에 부족한 점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언어가 매우 세련되고 표현이 생생하며 활력이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제갈량(諸葛亮)·조조(曹操)· 관우(關羽)· 장비(張飛) 등 생동감 있는 인물을 창조하여 다양한 인물들이 많은 사건을 겪고 활약하는 모습을 그려내며 웅장함을 자아낸다. 「삼국지연의」는 후에 다양한 소설의 내용에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는 입신 처세하는 윤리 교과서로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수호전」도 역사적인 이야기가 민간에 떠도는 전설과 여러 사람들의 작품을 통하여 변화를 겪다가 최후의 작가가 정리하고 각색하여 이룬 장편소설이다. 「수호전」 전반은 탐관오리와 사회의 불의에 반항하는 내용이 주제를 이루고 있고, 후반은 조정으로 돌아가는 충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작품은 세련되고 생동하는 백화문을 사용하여 명나라 때 쓰여진 백화문 학 작품에서 최고봉을 이루고 있다. 오승은(吳承恩)의 「서유기」는 당나라의 고승인 현장(玄奘)이 인도로 불경을 구하러 가는 여행 중에 겪는 갖가지 역경을 이야기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서천취경」이라는 역사적 이야기를 근거로 하고 있지만, 여기에 비현실적인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 세계를 넓혔다. 과거의 설화에서는 도덕적인 가치와 관련된 교훈이 강조되었지만, 이 소설에서는 표면상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작자의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순진무구한 창의력이 강하게 느껴진다. 「서유기」는 수백 년간 다양한 제목의 글로 전해지고 발전해 오면서, 당시 민간에서 성행했던 불교 설화와 민간신앙을 적절히 조합하여 환상적인 상상의 세계를 그려왔다. 「금병매」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반금련(潘金连)·이병아(李瓶兒)·춘대(春樹)의 이름에서 각각 한 자씩을 따서 만들었다. 이 소설이 독자에게 가장 큰 충격을 주는 것은 노골적인 성의 묘사이다. 때문에 「금병매」는 중국 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음서로 알려져 왔고, 외설 문학의 대표 소설로 꼽히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오랫동안 금서로 몰려왔다. 하지만 소설이 담고 있는 권선징악이나 인과응보의 가치를 강조하는 면도 있어, 어떻게 평가를 하든 간에 철저히 현실에 있을 법한 사회를 다뤘다는 점에서 중국 문학 역사상 매우 획기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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